입실론파이 밴드스토리 2장 3화 -필요 없는 것은-

입실론파이 밴드스토리 2장 제3화 -필요 없는 것은-

줄거리
버스킹을 빠르게 끝내고 자리를 뜬 하루카. 그런 하루카를 뒤쫓아 온 카나타는 즐거운 듯이 말을 건넨다.


-역 앞-

통행인: 엥~! 딸랑 한 곡~?

카나타: 미안! 우리, 준비한 노래가 별로 없어서!

아, 맞다! 밴드로서지만, 나중에 도쿄에서 라이브 하니까 놀러 와줘!

통행인: 갈래 갈래! 친구도 꼬셔볼게!

카나타: 고마워! 계속 교토에서 활동했어서 이쪽에선 완전 무명이거든——

하루카: ......

(하루카 발소리)

카나타: 엥? 혀, 형?! 잠깐 기달려! 나 아직 앰프 전원도 안 껐다구...!!

-

피아노 선생님: 하루카 군! 동생인 카나타 군이 벌써 완벽하게 아라베스크를 칠 수 있게 되었단다. 이번 피아노 발표회, 같이 나가보지 않겠니?

중학교 선생님: 니죠, 네 동생은 이번 전국 모의고사도 상위권에 들었단다. 형이 지고 있을 순 없지, 열심히 해라.

악기점 점장: 여어, 하루카. 카나타도 베이스 시작한다며. 그 녀석, 초보 주제에 그런대로 폼은 나더라.

밴드 멤버: 하루카... 좀 더 애들이랑 잘 지낼 순 없어? 네 동생, 요즘 우리 밴드 녀석들이랑 친해졌는데...

베이스도 칠 줄 아는 거 같고, 그... 이대로면 네가...

-

하루카: (...항상, 필요 없어지는 건 나였어.

그야 그렇겠지. 나랑 똑같이 생긴 녀석이 있는데, 나보다 성격이 좋고 악기도 잘 치면 누구도 불만이 없겠지.

불만이 있다고 한다면... 그건 전부 나한테 향해지는 거야.)

(카나타 발소리)

카나타: 형, 잠깐 기다려!!

하루카: ...따라오지 마. 이제 볼일은 끝났잖아.

카나타: 저기, 뭐가 그렇게 화난 거야? 엄청 즐거웠잖아! 관객들도 좋아했고 말야!

하루카: 난...전혀...즐겁지 않아...

카나타: 그건,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... 아! 맞다, 좋은 소식이 있어!

버스킹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, 형 노래 엄청 마음에 들어 했다! 씨디 안 파냐는 소리도 들었어!

하루카: ......

카나타: 그 노래, 씨디로 만들어서 직접 팔아보자! 그리고 또 둘이서 라이브도 하고! 아, 이거야말로 신곡 만들어버려?

하루카: 넌 대체 어디까지...나를 바보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거야...

뭐가 “형의 노래”냐고...어?

자기 것처럼 불러 놓고 잘도 그런 소릴 하는구나!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...!!

카나타: 형...

아아... 좋은데, 그 표정.

하루카: 뭐...?

카나타: 응. 형 말대로 나, 머리가 어떻게 된 걸지도 모르겠어. 그도 그럴 게 이렇게나 기쁘니까.

형 뿐이야. 날 그런 식으로 노려보고, 내게 화내고, 겁먹은 얼굴을 보여주는 건.

내가 조금 비위 맞춰 준 것 뿐인데도 상스러운 웃는 얼굴로 다가오던 아까 그 녀석들이랑은 전혀 달라.

하루카: 무슨...말을 하는 거야...?

카나타: 아아, 그래도 그런 녀석들이라도 한 가지 정도는 쓸모가 있었나.

형 아까 말했었잖아? 라이브에 괜한 요소는 필요 없고, 테크닉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.

근데 말야...걔네들 신나 했었지? 내가 음을 틀려도 전혀 눈치 못 채고 그저 즐거워 보였어.

이번에도네.

하루카: 뭐, 가...?

카나타: 필요 없는 건 형이었어.

* 인게임에서 보이스를 들으며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.
* 의역/오역 있으며 지적 환영합니다!